[Blue Archive] I Became a Superhero in Kivotos

Chapter 100



1.

실크가 트리니티에 도착한 직후.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하게도 난리가 났다.

===

[어이 네놈들… “올려라”]

(슈퍼히어로 랜딩을 하며 나타나는 실크.gif)

이번엔 트리니티다.

독사같은 천사 년들을 정벌하러 영웅이 오셨다.

당장 봉화를 올려라!!!!!!!!!!!!!!!

[추천 : 257│비추천 : 2]

=[댓글]=

[ㅅㅂ 언제 저기까지 갔냐ㅋㅋㅋㅋ]

[분명 어제까지 D.U에 있었던거 같은데???]

[이 년은 그냥 존나 열심히 활동함]

[젠장… 또 목격해버렸어 나는 숭배해야만 해…]

[또 당신입니까 GOAT]

[일단 개추 눌렀다 ㅇㅇ…]

└ [뭣 너 이새끼 방금 개추라고]

===

지금까지 D.U, 밀레니엄, 게헨나, 그리고 아비도스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던 실크였으나.

오늘 갑작스럽게 트리니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비나 사태 이후로 점차 식어가던 커뮤니티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평소, 많은 인기를 누리던 실크였던 만큼 그녀의 트리니티 출격은 큰 화제를 불러올만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곳에서 선보인 몇몇 모습들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까지 했기에.

===

[이게… 사람이 가능한 일이냐?]

시발 내가 잘못보고 있는건가???

(경(勁)을 이용해 허공답보를 쓰는 실크.mp4)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를 한 손으로 막는 실크.mp4)

이게 사람이야 고릴리야

=[댓글]=

[미친년아 고릴라도 허공답보는 못해ㅋㅋㅋㅋ]

[저건 걍 초능력 아니냐???]

[그냥 승용차도 아니고 덤프트럭인데 그걸 한 손으로 어케 막았냐 ㅅㅂ]

└ [심지어 최소 시속 80km는 되는거 같은데??]

[팩트는 실크가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는 거임]

└ [그만 건강해져도 될거 같음]

===

이전까지 보여주었던 모습들보다 확실하게 진일보된 모습에 많은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간에선 강철 뱀이라 불리우는 비나를 처치할 때만 하더라도 큰 파장이 일었으나, 오늘 보여준 모습들은 그때와 비슷할 정도의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실크가 아직 적응을 하지 못했단 이유로 지금껏 봉인하고 있던 ‘경(勁)’을 트리니티에 와서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순간이었기에.

하물며, 일반 커뮤니티에서도 이 정도의 파장이 일었는데 실크의 팬 커뮤니티에서는 더욱 큰 소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

[실크 vs 츠루기]

진지하게 누가 이기냐?

===

실크 팬 커뮤니티의 주된 떡밥 중 하나인 VS 논쟁은 이젠 연례행사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주 나오는 진지한 주제이기도 했다.

허나, 지금까지 실크가 세간에서 받는 평가는 ‘강하기는 하나, 최강까진 아니다’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었다.

강철 뱀은 조금 이례적인 사태인데다, 실크가 단독으로 처치한 것도 아닌 셈이었기에 실크의 강함을 평가하기엔 부적합하였으며.

평소 그녀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는 활동 중에는 워낙 소란이 많이 일어나는 만큼, 빠른 제압과 무력화에만 초점을 두어 전투를 벌이는 편이 많았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1대1 싸움에선 아무래도 실크가 포텐셜이 좀 밀릴 것이라는게 키보토스의 모두가 가지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

[지금까지 실크 까던 병신들 다 닥쳐 시발ㅋㅋㅋㅋ]

(먼 거리에 있는 범죄자에게 경(勁)을 발사해 무력화시키는 실크.mp4)

“아가리.”

이 언니는 그냥 주먹으로 공간을 뚫어ㅋㅋㅋㅋ

시발 뭐? 힘이 부족해? 장비 빨이야??

아직 학원 최강자들에게는 포텐셜이 딸려????

(흑백 배경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실크의 합성 짤.jpg)

알못 새끼들아 실크님이 지금까지 넓은 아량으로 느그들이 말하던 ^최강^따리들 봐주신거라고ㅋㅋ

이제부터 처신 잘해라 ㅇㅇ

=[댓글]=

[죄송합니다 정수리를 보여 복종하겠습니다…]

[젠장 또 실크를 목격해버렸어]

[난 숭배해야만 해]

[네루가 공속이 빨라서 실크 걍 잡는다]

└ [주먹 휘둘러서 공간 찢는거 못봄? 그거 네루 맞으면 그냥 네/루 되는거임;]

└ [공속이 아무리 빨라봐야 거미줄보다 느리죠? 그냥 거미줄만 계속 쏘면 네루 밥이죠?]

[츠루기는 리치가 짧아서 질듯;]

└ [대신 얼굴로 정신 공격 하시잖아]

└ [어허]

[히나라면 날아서 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ㅅㅂ 실크도 날아버리네 저게 사람인가]

└ [이젠 걍 인간을 포기해버림ㅋㅋㅋ]

[실크의 드넓은 가슴에 안기고 싶구나,,,]

└ [님아.]

└ [선생님의 취향에는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

실크의 진정한 힘을 목도한 현재.

커뮤니티를 비롯한 세간의 여론이 점차 뒤집히고 있었다.

실크는, 각 학원의 최강자들과 동격이거나 그 이상의 힘을 지닌 존재다. 라고 말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은 아니었다.

[저게 말이 되냐? 주작 아님?]

└ [주먹 주작은 뭐야]

└ [씨]

└ [? 뭐임]

└ [아]

[저게 주작이면 온 세상이 구라를 친다는거임]

[사실 이 세상 게임임 현실 아님]

└ [헉]

때때로 너무나도 말도 안되는 풍경에 거짓이 아닌가, 하고 주장하는 음모론자가 튀어나왔지만 금세 진압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너무나도 많은 증거자료가 쏟아져나왔다.

사실상 초능력이라고 봐도 무방한 능력을 감출 생각도 없이 선보이고 있는 실크의 모습을 본 사람은 고작 한 두명이 아니었던 탓이다.

그 결과, 모두의 머릿속엔 ‘혹시?’ 하는 의문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미친. 저건 또 뭐야?”

“와-오…. 진짜 초능력 아니야? 허공에서 어떻게-”

“풋. 또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네….”

“…….”

그리고 그 의문을 품은 것은 일반인들 뿐이 아니었다. 소문의 최강자들, 그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각자의 이유로 실크에게 큰 관심을 가진 그녀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실크의 진정한 힘에 나름의 충격과 놀라운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던 영웅이, 내심 자신들보다 한 수는 아래라고 생각했던 자가 감춰두었던 칼날을 드러내며 순식간에 동격으로 올라섰다.

그 사실은 그녀들에게 나름의 자극을 주었다.

누군가에겐 호승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었고,

또 누군가에겐 경계심을 일으키는 불안 요소가 되었으며,

어떤 이에겐 감탄을 흘리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한 폭군에게는.

“……대체 당신은.”

그녀의 인지를 아득하게 초월하는 적으로 인식되며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2.

예지(豫知)의 신비.

문자 그대로 미래의 일을 알 수 있는 능력.

기록에 의하면 예로부터 각 학원에서 전승되어 내려져왔다고 하는 이 능력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신비로운 능력이기도 했다.

‘초감각’이라는 비상식적인 인지 능력을 지닌데다, 어쩌다 한번 상위의 관점을 마주하였던 나이기에 더욱 확신을 담아 말할 수 있었다.

예지의 힘. 미래를 엿보는 힘.

이는 단순히 ‘미래를 알게 하는’ 힘이 아니었다.

예지는, 일종의 관점이었다.

내가 초감각을 통해 아득한 성천의 영역에서 상위의 관점을 마주하였듯 예지도 마찬가지로 ‘위’에서 모든걸 바라보는 관점을 얻는 힘인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외부에서 내부를 바라보는 시선.

제 3자가 되어, 현실을 관조하는 또 다른 관점.

그것이 예지(豫知)의 ‘본질’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지란, 소위 말해 결정론의 일부이다.

누군가는 우주의 운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빅뱅의 순간, 태초부터 종말까지 벌어질 모든 일이 결정되었다는 것.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천치창조의 순간부터 안배된 운명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예지’는 그런 해석론에서 탄생한 힘이었다.

미래는 결정되었고, 운명이란 불변하지 않는 가치다.

따라서 우주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있다면, 그것은 단 하나의 미래를 완벽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신비를 품은 자는 ‘예지’라는 렌즈를 통해 ‘운명’이라는 이름의 길게 뻗어진 선의 어느 한 지점을 관측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예지가 결정론에 의거한 능력이라는 증거였다.

다만, 원작에서도 그러했듯 [블루 아카이브]에서 말하는 예지의 신비는 만능의 힘이 아니었다.

결국 한계가 있었고, 사용자에 따라 그 편파가 생기기도 하는 불완전한 능력이었다.

그럼에도, 원작에서 세이아는 선생의 존재를 일찍이 알고 꿈 속에서 다가와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예지 능력을 선보이면서.

어째서 세이아는 선생에게 다가갔을까.

왜, 그녀는 선생을 콕 집어 이야기했는가.

간단하다.

그저, 그렇게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는 언젠가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다.

세이아의 예지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예지 능력의 소유자는 진정한 의미로 무수한 ‘시점’을 얻는다.

세이아는 오직 꿈에서만 예지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있으나, 너무나도 많은 시점으로 인해 다소 시간축이 비틀리는 듯한 환영에 휩쌓이고는 했다.

실제로 세이아가 현실에서 선생을 처음 만났을 시점과 꿈 속에서 만났던 시점이 달랐듯이.

이는 모든 예언자의 고충이기도 했다.

지금 대화 중이니, 과거의 예언자는 미래에 날 만날 것임을 알았다.

과거의 예언자가 미래의 나와 대화하는 광경을 보았으니, 지금 대화할 운명이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대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 중 언제 이루어진 것일까?

알 수 없다.

그저, ‘결정’된 것이다.

대화하겠다는 행위가 결정된 순간, 기이한 시간의 틈 속에서 그들의 ‘만남’은 이미 결정되었다.

현재에 이르러 결정된 사건은 결국 이루어진다.

하여, 선생은 세이아와 만났고 대화했다.

그러나 현실의 세이아는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오직 미래, 혹은 과거의 그녀만이 아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예지의 신비는 근본적으로 사람의 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힘이었다.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구분하기 힘들기에.

나는 그 특성을 오늘이 되어서야 이해했다.

따라서…….

“…내가 그대를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나요?”

“대충은.”

“그게, 무슨…….”

오늘. 초감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깨달았다.

아. 오늘 밤, 꿈 속에서 세이아가 나타날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세이아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그녀를 만나러 갈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 반대를 이용해야지.

정확히는 이용한게 아니라, 깨달은거지만.

“내 기억이 완벽하지는 않아서 말이야.”

“…….”

아니, 솔직히 이걸 어떻게 알아냄?

설마하니, 벌써 세이아가 피습을 당하고 종적을 감추었을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적어도 이번년도 안에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꽤나 시간이 흐른 모양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세이아의 다소 초조한 시선이 내게 닿았다.

“할 말이 많은 모양이네.”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군요.”

“그래. 나도 세이아 너랑 만나서 나누고 싶은 얘기가 참 많았지.”

우리는 서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동자 속에서 들끓는 충동과 갈망을 서로 엿보았다.

누군가에게 이 순간은 오랜 기다림의 시작과 끝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마음 속 어둠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얻을 순간이었다.

그러나.

“힘겹지, 않으신가요…?”

“너, 괜찮냐?”

정작 우리의 입에서 흘러나온건, 서로에 대한 걱정의 말이었다.

그에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며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괜히 분위기 잡지말고 편하게 이야기하자고.”

“…좋습니다. 저도 그게 편하네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무엇을 알아챘을까.

아득하고도 불길한 종말의 미래?

꿈 속에서 아득한 시점들을 관측하며 겪는 고통?

…….

글쎄다. 아마 두 사람만이 아는 사실이리라.

두 사람은 구태여 그 내용을 꺼내지않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로 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둘만의 꿈 속 세상에서 무궁한 정보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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