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0
1.
“후우…….”
늦은 저녁, 히나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마쳤다는 안도감과 아직까지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않는 서류의 산을 바라보며 담은 한탄의 기색이 역력한 한숨이었다.
하루가 끝나가며 게헨나 학원의 광원은 하나 둘 꺼져갔으나 히나가 머물고있는 선도부 집무실의 전등은 아직까지도 꺼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야근의 풍경이었다.
“……히이로가 기다리고 있을텐데.”
문득, 어둑해진 창 밖을 바라보니 떠오르는 것은 최근 집에서 머물고 있는 자신의 친우에 대한 것.
메시지를 보내놓기는 했으나, 분명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리라. 아침에 출근을 하는 자신에게 안겨들어 우울함과 아쉬움을 표하던 자신의 친구다. 그녀의 ‘진짜 신분’에 대한 것을 생각하면 꽤 귀여운 요소가 아닐 수 없었다.
“…흣.”
남들에게는 대놓고 밝힐 수 없는 비밀 친구에 대한 것을 떠올리며 히나는 피식 미소를 흘렸다.
“빠르게 끝내야지.”
그리 중얼거리며 히나는 서류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이내, 히나는 한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서류의 내용은 대충 온천개발부의 테러 행위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 요구 및 복원 공사에 대한 요청이었다. 본래 만마전으로 향했어야 할 안건이지만 아무래도 잘못 결제를 올린 모양.
하지만 만마전에 토스를 하더라도 받아주진 않겠지.
마코토는 자신이 보낸 어떠한 서류도 계략이라느니, 간섭이라느니 난리를 피워댔으니까.
…이러니까 자신이 매일 야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후우…….”
히나는 한숨을 내뱉으며 서류를 대충 옆으로 치워놓았다. 이 안건을 자신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기에.
나중에라도 만마전의 전차장을 만나서 취합해놓은 서류를 인계해주면 해결될 일이리라.
그녀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고생을 하고있는 실정이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내가 멋대로 처리했다간 서로가 곤란해지는 상황인데 말이다.
“…….”
히나는 어느새 찌푸려진 미간을 문지르며 잠시 피로를 달랬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 이상 업무를 진행하기 힘들 것 같았다. 실크를 간호하다가 출근까지 했으니.
물론, 그것이 모든 이유는 아니었다.
단순히 업무량이 많은 탓이었다. 일이 너무나 많았다. 자신이 만마전에 있는 것인지, 서류의 지옥에 있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큰 사건의 발생과 그 사후 처리는 언제나 지독하다.
거기다 자신이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일마저 겹쳐있으니 히나가 쉴 틈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아비도스 복원부터 게헨나 치안 관리, ‘일반적인’ 선도부가 진행하지 않을 여러 일들. 거기다…….
“…에덴조약도 준비해야겠지.”
게헨나와 트리니티 간의 평화 협정.
앙숙이었던 두 학원의 갈등을 줄이고, 이제는 서로 화해하자는 일종의 선언이기도 한 협정이었다.
필연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협약.
그럼에도 히나는 에덴조약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피곤해.’
기형적인 게헨나의 치안, 끊이질 않는 두 학원 간의 갈등, 그로 인해 증가하는 폭발적인 업무량.
그녀의 초인적인 체력과 정신력으로 간간히 버티는 실정이지만 이제는 한계였다.
내외적으로 여러 곳에서 시비도 걸려오는데다, 언론까지 집중되고 있으니 피곤한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진행하던 업무의 양마저 늘어나버리니 그 한계가 더 빠르게 찾아왔다.
쉬고 싶었다. 아니, 은퇴하고 싶었다.
다른 누군가에게 선도부장 직을 맡기고 평온하게 3학년을 마치고 싶었다.
이번 ‘강철 뱀’ 사태를 겪은 탓일까, 실크가 죽을 뻔한 광경을 목격한 탓일까.
그런 감정은 더욱 격하게 히나를 충동질했다.
“…….”
히나는 아무도 없는 고요한 집무실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예전에는 이 천장이 아직 밝았을 때에 퇴근을 했던거 같은데, 언제부터 이런 어둑한 천장이 익숙해지고 만 것일까.
그리 생각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던 순간.
띠링-!
히나의 상념을 깨고 요란한 소음이 들려왔다.
모모톡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었다.
히나는 팔을 뻗어 책상에 올려놓은 핸드폰을 집어들어 자신의 얼굴 앞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히나의 표정은 의문으로 뒤덮일 수밖에 없었다.
[히이로 : 심심하니까 놀러 감 ㄱㄷ]
“?”
놀러온다니, 여기로?
심심한데 왜 자신에게 온다는거지?
나같이 재미없는 사람한테 오는 것보다, 거리에 나가서 구경이나 하는게 더 재미있을텐데 말이다.
“……으음.”
하지만 그래도, 미소가 지어지는건 어쩔 수 없다.
곤란한 말이었지만, 어째서인지 히이로의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히나였다.
그렇게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히이로의 메시지를 가만히 바라보던 순간.
탁-!
집무실의 유리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새나 벌레라도 부딪힐 것일까, 하고 고개를 돌린 히나는 이내 눈동자를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어떻게 벌써……?”
그곳엔 가면을 쓴 실크가 벽에 달라붙어 자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으니까.
당황하면서도 창문에 다가가 잠금장치를 풀어주자 익숙하게 집무실 내부로 들어오는 실크.
그리곤 가면을 벗어던지며 실크가 아닌, 히이로로써 히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히나! 너, 내 장난감이 되어라!”
“어, 어어? 꺄앗!”
몸은 가녀린 소녀인데도 힘은 괴물같은 히이로답게 순식간에 히나에게 접근한 히이로는 히나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는 히나를 높이 들어올렸다.
마치, 전생의 라이온킹에서 심바를 들어올리듯.
“뭐하는거야! 빠, 빨리 내려놔!”
“싫어!”
순식간에 하늘에 몸이 붕 뜨게 된 히나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더욱 즐겁다는 듯 쾌활한 미소를 짓는 히이로. 그녀는 베시시 미소짓더니 히나를 자신의 품에 꼬옥 껴안더니 머리를 쓰다듬었다.
몸과 몸이 착 달라붙은 채로, 히이로는 애착 인형을 들고다니는 것마냥 히나를 품에 안은 채 소파에 앉아 히나를 더욱 귀여워해주었다.
“히, 히이로…! 갑자기 이게 무슨 짓……!”
“으흐흐. 히나, 이 귀여운 것. 놓치지 않을거야.”
“귀, 귀엽다니…. 무슨, 이상한 소리말고 이것 좀 놓으라니까……!”
“싫은데.”
히나는 몰려오는 부끄러움과 당혹스러움에 몸부림쳤지만 왜인지 전보다 더 힘이 강해진 듯한 히이로 앞에선 쉬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결국 힘에서 밀려 히이로에게 머리카락 냄새와 정수리 냄새, 그리고 손발 꾹꾹이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 이게 천국이지.”
“아니라고! 이제 그만 놓아줘!”
히나로썬 부끄럽기 그지없는 행위들이었기에 얼굴을 붉히며 사소한 항의를 해보았지만 히이로는 그런 히나의 모습마저 귀엽다며 더욱 강하게 껴안았다.
이내, 히이로는 히나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거친 숨결을 후욱 내뱉었다.
“흐읏……!”
뜨뜻한 숨결이 목덜이메 스치자 몸을 떨며 간드러진 소리를 내뱉고 만 히나는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미 내뱉어진 소리는 집무실에 크게 울려퍼진 상태. 강제로 히나를 탐하던(?) 히이로마저 행동을 멈추곤 가만히 침묵하고 있었다.
“…….”
“…….”
약간의 침묵. 그리고 새빨개지는 얼굴들.
어느새 히나를 묶던 히이로의 구속이 느슨해지고, 히나는 슬쩍 몸을 돌려서 히이로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헛웃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왜 네가 당황하고 있는건데?”
“아니, 그…….”
자신이 괴롭혀놓고 이런 상황에 놓이니 당황하다니.
아무대로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던 모양이지?
과감하게 저질러놓고 막상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나오니 쑥맥같은 반응을 보이는 모습.
히나는 내심 그런 히이로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갑자기 왜 이러는건데.”
물론, 그걸 입밖으로 내뱉진 않았지만.
자신의 물음에 히이로는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머뭇거리며 답했다.
“으음, 그, 뭐랄까.”
“뭔데.”
“……지, 진정이 좀 안되어서.”
“진정이 안된다고……? 뭔 말이야……?”
혹시 그 날인가?
“아니. 그건 아닌데……. 이상하게 요즘따라 몸의 감각이 이상해. 뭔가 일어날 듯 간질거리면서, 이상하게 안정감이 깨진 느낌이라. 그래서 찾아왔어…….”
“…….”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리 대답하는 히이로의 모습에 히나는 눈을 질끈 감아야만 했다.
왜 이렇게 귀엽고 난리일까. 짜증나게 정말.
‘진정, 진정하자…….’
히나는 침묵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집에 혼자 있으니 진정이 안되고 감각이 이상해지기까지 해서 자신을 찾아와 덮친 것이다?
……일단 왜 찾아온게 하필 자신이었는지는 둘째치고, 이유는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진정이 안되는건데?”
“……모르겠어.”
그리 말하며 다시금 히나를 꼬옥 껴안는 히이로.
아무래도 진정이 안된다고 한건 진짜였나보다.
‘……저 모른다는 말이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반응을 보아하니 뭔가 짐작가는건 있지만 말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히이로가 이렇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인건 처음이라 생소했지만 뭔가 기분이 들뜨는 느낌이었다.
평소에 보여주던 모습이 믿음직스러워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뭔가 자신을 믿어주는게 기뻐서일까.
……모르겠다.
“일단 돌아가자. 히이로.”
“응? 히나, 아직 일 안끝난거 아니야?”
“어차피 피곤해서 더 못할거 같았어. 내일 이어서 해야지, 뭐.”
“……그래?”
뭔가 배려하는 듯한 태도를 하고있지만 묘하게 기쁨이 묻어나오는 말투였다.
그에 작게 미소를 지은 히나는 히이로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오늘도 같이 자야겠지?
으음. 히이로가 불안하다니까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히이로.”
“응?”
“…나 좀 내려줘. 언제까지 들고있을 거야.”
“계속 들고 있을건데.”
“…….”
히나(선도부장, 17살, 선배임)는 그렇게 히이로에게 인형마냥 안겨서 집에 복귀하게 되었다.
2.
스파이더 센스.
이곳에선 내가 ‘초감각’이라 부르는 힘.
이 능력은 내게 있는 능력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간 과장되게 말하자면 내 목숨과도 같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었으니까.
아마 이 능력이 없었다면 나는 적들과 전투를 하다 눈 먼 총알에 맞아 적들에게 짓밟혔겠지.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이 능력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세 달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단련하고 또 단련하였다.
그 결과, 내가 지니고 있는 여러 능력들 중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르게 가장 뛰어난 능력은 ‘초감각’이 되었다.
단순히 오감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육감을 개화시키고, 남들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능력.
허나, 이 ‘초감각’의 진정한 힘은 단순히 오감의 강화가 아니었다. 할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초감각의 진정한 힘은 미래에 있을 위험을 ‘미리’ 알게해주는 일종의 ‘예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감지 능력에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의 떨림이 초감각의 느낌이 아님을 알았다. 이 안정되지 않는 감각은 분명…….
“……헐크?”
마치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영웅과 같았다.
몸 안에서 표출되지 못한 힘이, 터져나오려는 듯한 감각이라고 표현해야할까.
물론, 헐크는 힘이 아닌 감정이었지만.
히나가 잠든 새벽, 히이로는 집 밖으로 나와 공원 바닥에 있는 돌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한손으로 붙잡아 ‘약간’ 힘을 주자-
빠각!
가볍게 조각나버리는 돌덩이의 모습.
일반적인 단련으로 쌓은 힘이라는 감각이 아니다.
갑작스레 얻은 초능력이 이러할까? 낯선 느낌이었다.
이것은 마치, 갑자기 항아리에 많은 물들이 쏟아져서 항아리가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하는 느낌과 같았다.
내 힘을 내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자신이 기절하며 보았던 환영.
그리고 무언가 천천히 ‘복원되는’ 감각.
“…….”
잊었던 것, 잃어버렸던 것, 놓쳐버린 것.
공허함이 나의 근본이라 하던 환영의 말을 상기한다.
선택을 통해 그 공허함을 채울 것이라는 말도.
“그거 성장 이벤트였냐고…….”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발을 박찼다.
그러자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높게 솟아오른 자신의 몸이 보였다.
이제는 캡틴 아메리카에 비유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의 힘이다. 헐크… 까진 아니더라도 토르는 되나?
“…….”
나야 좋은 일이었지만, 기분이 묘했다.
뭔가, 초감각이 간질거리며 속삭이는 듯했다.
약간의 휴식 시간을 주었으니, 이 다음부터 너를 제대로 부려먹을 것이라는 듯한 감각.
힘을 얻었으니 그것을 쓸 순간이 오리라.
그런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
“시발…….”
한탄스러운 일이었다.
3.
“하하하.”
무미건조한 웃음 소리가 건물에 울려퍼졌다.
낮은 음정과 기계임이 뒤섞인 듯한 소리는 지금 소리를 내는 이가 사람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같은 공간에서 고개를 숙인 채, 웃음 소리를 듣던 이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사내의 웃음 소리가 멎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뚝- 하고 웃음이 그치자.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아니고, 신비를 품은 것도 아닌데.
흉흉하기 그지없는 기세가 자신들에게 쏟아졌기에.
“참 고마운 일이지.”
이내 들려온 것은, 평온하기 그지없는 말투의 목소리.
그러나 이곳에 있는 모두는 침묵하며 사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루하기 그지없던 내 삶에, 이렇게나 생기와 목표를 불어넣어주다니 말이야.”
목소리는 평온했으나, 명백한 분노가 담겨있었다.
아니, 분노를 넘어선 살의라 표현할만한 기세.
원수를 떠올리는 듯한 들끓는 떨림이 명백하게 그 목소리에 담겨있었다.
목소리의 주인- ‘프레지던트’라 불리우는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회장은 다시금 낮게 웃었다.
“실크, 실크, 실크……….”
마치 숙적의 이름을 되새기듯 반복되는 울림.
“우리 카이저는 은원을 절대 잊지 않는다. 은혜는 2배로, 원한은 10배로. 그게 우리가 지금껏 살아남은 원칙이었고, 지혜였다.”
이 각박한 사회라는 야생 속에서.
카이저가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러한 악착같음과 광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테지. 그렇지 않나, 이사?”
프레지던트는 자신의 앞에 쓰러져있는 한 사내- 정확히는 남성형 오토마타를 내려다보았다.
육중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두려움에 가득 차 몸을 떨어대는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내가 보였다.
얼마 전까지 ‘카이저 PMC’의 이사로 일하던 사내.
이제는 그 직급을 박탈당한 사내였다.
그가 두려움에 몸을 떨어가며 입을 열었다.
“다, 다, 당연합니다…! 회장 님……!”
“좋아. 그러니 확실히 부탁하지. 그대가 이번 일의 선봉장이 되어주게.”
“네, 네네, 네엡……! 맡겨주십시오……!”
프레지던트는 그리 말하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정면의 유리창 너머, 그곳에서 한창 열심히 제작이 진행되고 있는 ‘무기’가 보였다.
“실크는 항상 악인을 벌하기 위해 나타나지.”
그렇다면.
“내가 직접 악인을 제조해, 너를 추락시키리라.”
실크가 고전했던 강철 뱀을 보았다.
그 장면을 통해 프레지던트는 영감을 얻었다.
강력한 개인의 힘. 그리고 그것의 집합.
SRT와 같은 정예 병력을 넘어선 ‘괴물’을 만드리라.
그리고 그 괴물로, 실크를 끊임없이 괴롭혀 끝내 비참하게 숨통을 끊어내리라.
프레지던트의 목표는 간단했다.
“이제 시작이다. 실크.”
실크를, 이 도시의 영웅을 추락시키는 것.
그리고 끝내 자신이 이 도시를 삼켜내는 것.
생각만 해도 떨려오는 원대한 꿈에 프레지던트는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낮게 웃음을 흘렸다.
“너를 지옥으로 떨어뜨려주마.”
그 나지막한 선언에, 모든 이들이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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