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ONLINE FREE Chapter 44
섬뜩하게빛나는릴리스의홍안을보자온몸에소름이오소소돋았다.
“혼자서간다고?왜?내가없어야해?왜?”
약혼반지를사기위해돈을번다고는말할수없었다.
가능한한서프라이즈로주고싶은마음이기에.
“아…저….그게…..”
내가말을흐릴수록릴리스의눈이가늘어져갔다.피부를찌르는것처럼날카로운시선에절로위축이되었다.
“말못해?”
나는말없이고개를주억거렸다.
그런나를말없이빤히쳐다보던릴리스는이내한숨을푹내쉬었다.
“하아….위험한일은아니지?”
“네,그건확실해요.”
“…알겠어.다녀와.”
“고마워요.”
단순히외출허락을받는것이이토록살떨리는일이었나?릴리스의보호가더욱강화된기분이었다.
손을가볍게까닥거리는것만으로식탁을깔끔하게치운릴리스는내옆으로다가왔다.
“대신내일은꼭둘이서데이트하는거야.알겠지?”
“좋아요.”
나야말로제안하고싶었다.이번데이트를통해릴리스의취향을더자세히알아낼것이다.
그래야만더완벽한프러포즈를할수있을테니까.
—-
즐거운시간은빠르게흘러간다고그랬던가.
릴리스와보낸오전시간은순식간에지나갔다.점심으로는올드원버터구이(버터가들어가니더환상적이었던)를먹고외출할준비를했다.
평상복을입을까살짝고민했지만어쨌거나학교내카페에서만나기로했으니그냥교복을입기로했다.
화장실에서옷을갈아입고나오자릴리스가다가왔다.
“잠깐만아서.”
릴리스는옷매무새를단정하게정리해주더니무언가를교복칼라에달았다.
“뱃지?이게뭐예요?”
검붉은색의작은뱃지는하트모양을하고있었다.
“내 남자라는표시.”
“에?”
“농담이고.네가위험하면내게신호가오는마법뱃지야.절대빼지않겠다고약속해.”
새끼손가락을내미는릴리스가너무귀여워입꼬리를잔뜩끌어올린나는릴리스와손가락을걸고약속했다.
“절대안뺄게요.약속해요.”
그리고당연하다는 듯이 입술을들이미는릴리스.
“도장.”
수십,어쩌면 백번 넘게도 한것 같은데저붉은입술은 여전히 내심장을미치게만들었다.
쪼옥!
한번으로는만족하지않는것같아서네다섯번을연달아하자그제야만족스런눈빛을보내는릴리스.
“다녀올게요.”
“응,다치지마~”
“네엡!”
문을나서기직전시간을확인하자약속시간이얼마남지않았다.
빠른걸음으로교내카페로향하던나는코너를돌며누군가와부딪혔다.
“아악!”
“아야!”
예상치못한충격에다리가풀린나는풀썩주저앉아버렸다.상대방이내게손을내밀었다.
“죄송합니다!제가앞을잘못봤……어?아서?”
“…레티?네가왜-”
“꺄악,아서!!”
“커헉!”
레티는일으키기위해뻗었던손을그대로잡아당겨나를끌어안았다.
“어디다친데는없어?한달동안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거야?방문앞에나타난보호막은또뭐고!”
레티는내예상보다더흥분해있었다.하긴이해가안되지는않았다.한달동안방에틀어박힌친구가있는데당연히궁금하고걱정되겠지.그런데…
우우웅!!
칼라에달린뱃지가무서울정도로진동하고있었다.
‘위험을감지한다고하지않았어요?이건딱히위험이랄게….설마?!’
혹시나하는마음에나는레티를밀어내었다.
“일단좀떨어져봐.”
내저항에레티가마지못한표정으로떨어지자뱃지의진동이확연하게약해졌다.그것을보며나는실소를머금었다.
‘위험이라는게설마바람기는아니겠죠,릴리스?’
합리적인의심이었다.
“그래서어떻게된건데!”
“…우선다친데는없고,딱히별일없었어.”
“……”
그걸들은레티의표정은…
“…라고하면안믿겠지?”
“당연하지!!”
빽소리를지른레티는말을우다다쏟아내었다.
“내가얼마나걱정했는지알아?실기평가에서도무리하던애가갑자기칩거를한다네?그앞에는겁나튼튼한보호막까지나타났고!”
“…미안.”
“얘들사이에서는네가죽었다는얘기까지나왔어.너와동시에방에틀어박힌사람이있었는데그게바로루이스였거든.”
“잠깐,루이스가?”
“그래!너와그렇게사이안좋고,끝내실기평가에서우리를모두죽이려한그루이스골드썬말이야.”
그러고보니나는내심장을찌른범인에대해서는큰관심을두지않았다.이미해결된문제라생각하며더깊게생각하기를포기했었다.내가생각해봐도이성적으로나감성적으로나나를찌른범인은루이스일확률이매우높았다.
“아니,잠깐실기평가의사고가루이스가한짓인걸네가어떻게알았어?”
“…너진짜아무것도모르는구나?”
레티의설명에따르면이미루이스의만행이루크와일리나의증언으로아카데미내에전부퍼졌으며,총장님의지시로정학처분을받았다고한다.하지만정학기간이한참넘었는데도불구하고루이스는아직도모습을드러내고있지않다고한다.
정말수상한상황이지만나는일단릴리스에게물어보기로했다.릴리스라면나를찌른범인을알고있으리라는확신이있었다.
다행히도내가심장이찔려서죽을뻔했다는이야기는없었다.내가죽었을거라는말도대부분추측에의한소문들이었다.총장님이정보통제를빡세게한모양이다.아마그독한신문부도모를…..잠깐,신문부?
“레티,시계좀보여줘봐.”
“응?시계는왜?”
어리둥절한표정으로보여준레티의시계에는….오,맙소사.
“레티,내가지금아주급한약속이있거든?나중에말하자.”
“잠깐!그렇게얼렁뚱땅넘어갈려는속셈이지?”
네,정답입니다.
감이좋기로소문난레티에게거짓말을제대로칠자신이없었다.우선은도망이다.
“그럴리가.나중에다시말하자고.”
나는이말을끝으로카페를향해우다다다달려갔다.뒤에서들려오는레티의목소리.
“나중에라도말안하기만해봐!”
—-
같은시각,아카데미카페.
황립아카데미라는이름값답게교내카페마저크고화려하게장식되어있었다.
고급진레스토랑이떠오르는둥근테이블들은각각방음마법이걸려있어옆테이블의말소리가차단되었고,그반대도마찬가지였다.
그런고급진테이블위에올려진커피를동시에마시고,동시에내려놓는두남녀.
“…설마.”
“…설마.”
“우리.”
“바람맞은겨?”
두쌍둥이기자.레지나와존슨은애꿎은커피만노려보고있었다.
레지나가테이블에손목을올리자존슨이시간을확인한다.
“…10분지났어.”
“이커피만.”
“마시고가자.”
“응.”
“응.”
둘은천천히,그리고아주조금씩커피를홀짝였다.가능한한오래버티기위해.어쩌면바람맞혔다는현실을인정하고싶지않기에그럴수도.
그리고그들의노력은보상을받았다.
딸랑딸랑
카페의입구종이울리자쌍둥이는동시에문을향해고개를돌렸다.이미십수번은더한듯한움직임.이이후에매번한숨을쉬며고개를돌리는것이패턴이었으나,이번에는달랐다.
“아서!”
“후배님!”
드디어나타난목표물에두쌍둥이는자리에서벌떡일어나양손을휘저으며위치를알렸다.아서는그들의모습을보고다가왔다.
“죄송합니다.오는길에일이생겨서….”
“아닙니다!”
“저희도!”
“방금왔습니다!”
아서는그들이마시던커피를흘끔처다보았다.그들의말과는다르게차갑게식은커피였지만,지은죄가있던아서는일단속아주기로했다.
“앉으시죠!”
아서가착석하자곧장테이블의방음마법을작동시킨레지나와,교복주머니에서기다란종이뭉치를꺼내는존슨.그종이뭉치가질문지라는것을알아챈아서는표정이딱딱하게굳었다.
“자!가볍게몇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가볍게맞죠?”
아서의의문을가볍게무시하고쌍둥이는인터뷰를시작했다.
첫질문은존슨이었다.
“후배님은고아원출신이라고들었는데사실인가요?”
상당히직설적인질문이었지만,웬만한사람들은다알만한것이기에아서는고개를끄덕였다.
“네,맞습니다.”
다음은레지나가말했다.
“어디고아원이죠?”
“블루피스고아원이었습니다.”
“고아원에서학대를받다는제보가있었습니다.사실인가요?”
“…네?”
“아아,걱정하지마세요.저희정보에따르면블루피스고아원은문을닫았습니다.”
“후배님이학대사실을밝혀도아무런영향이없다는말이죠!”
“아,아니.그게아니라좀당황해서그랬습니다.그….학대까지는아니었-”
“그렇다면학대에준할정도로엄격한곳이었다는말씀이시군요!”
“네,맞-아,아니그게아니라….”
“다음질문으로넘어가겠습니다!”
“마력이단1도없으시다는데사실인가요?”
“네,없습니다.”
“단1도?”
“네,0입니다.”
“덕분에실기평가는매번최저점이었지만필기평가만큼은늘만점을받아오셨다고요?”
“네,맞습니다.”
“하지만이번실기평가는상당히잘보셨다고들었습니다.몇점이시죠?”
“…저도모릅니다.아직전달을못받아서.”
“이런!아쉽군요.그렇다면다음질문입니다!”
“이번실기평가에서큰활약을하셨다들었습니다.특히수증기폭발을응용한대량폭발!”
“전해들었을때는전율이일더군요!어떻게그런생각을하셨죠?”
“한번에상황을뒤집을방법이필요했는데마침옆에루크와일리나가보였거든요.갑자기떠올랐습니다.”
“필기평가만점자의기지군요,대단합니다!다음!”
“물론뛰어난두뇌도대단합니다만그계획을현실로이끌어낸1등공신이바로고양이라고들었습니다!”
“그고양이는어떤고양이죠?”
“릴림이라는이름을가진저의패밀리어입니다.”
“패밀리어!!”
“전대륙에도몇없는행운을손에넣으시다니,운이매우좋으시군요!”
“저도그렇게생각합니다.”
“패밀리어의능력을알려주실수있나요?아,물론전부말하시지않아도됩니다!”
“보호막,저주,파괴광선이있습니다.”
“오오!파괴광선이라면그유명한‘냥냥데스빔’이군요!지금보여줄수있나요?”
“릴림도데리고오지않은 데다가애초에여기서그걸쏴버리면….”
“알겠습니다.다음!”
“듣자하니여러별명을지니고계시군요.만점자,냥냥집사,냥이발사대,데스빔마스터,트롤,인간분수메이커.”
“아주많은별명입니다!그중에서혹시트롤이라는별명은왜나오신거죠?”
“…제가큰상처를여러 번입고도여태멀쩡히살아있기때문에붙여진멸칭입니다.”
“앗…멸칭인줄은모르고있었습니다,사과드리겠습니다.”
라고말한레지나는주머니에서진짜사과를꺼내아서에게건넸다.얼떨결에사과를받아든아서는주머니에쑤셔넣었다.
“마지막질문입니다!”
“아쉽군요!”
“한달전저희가후배님을방문한적이있었습니다.그때물어보려던것을이제야물어보는군요!”
“한달전후배님은아카데미주변상가에서아주아리따운여성분과함께거리를누볐습니다.”
“알콩달콩깨가쏟아지는모습이여러 번포착되었다고하는데요!”
“그여성분은아카데미교복을입고계셨습니다.그여성분의정체가뭐죠?후배님과는어떤관계입니까?”
아서는올것이왔다는심정이었다.
가장먼저물어볼것이라생각했는데생각보다늦게나온편이었다.
아마도앞선질문으로정신을혼미하게만든다음에가장중요한질문을마지막에함으로써정확한답을얻으려는전략일것이다.
하지만아서는이미이질문에대한답을정해두고왔다.
“그교복은사실가짜입니다.”
“가짜라고요?”
“레플리카란말씀입니까?”
“네,정확합니다.저와같은옷차림으로데이트를하고싶다며본인이직접만들어온복제품입니다.”
아서의생각에는완전틀린말도아니었다.비록재질이나외형은완벽하게똑같을지라도마법주머니는구현되지않았을테니까.
“호오~상당한퀄리티를자랑하는복제품이군요!”
“앗!방금한데이트란말은곧….”
“그리고그녀는저의…..”
레지나와존슨은아서의입에시선을집중했다.아서는그시선에부담스러움을느낌과동시에기묘한감각에사로잡혔다.
누군가가자신을바라보고있다는느낌.어째시야한구석에붉은눈이보이는것만같은….소름돋는느낌.
군침과함께마음을먹은아서는마저입을열었다.
“약혼녀입니다.”
“!!!!!”
“!!!!!”
레지나와존슨은동시에입을쩌억벌렸다.
[!– Slider main container –]